2025 제주블루스: 바다 색 아카이빙 프로젝트
1월 | 성산일출봉 & 광치기해변
새로운 한 해가 떠오르고 겨울이 깊어진 요즘, 제법 차가운 바람이 섬을 감싼 모양입니다.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잘 챙기고 계신가요? 2025년에도 컬러랩제주 디자인팀은 제주의 색을 찾으러 여정을 떠납니다.
올해의 주제는 바로 ‘바다’ 입니다. 제주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에 필연적인 영향을 준 바다. 시간과 계절, 빛에 따라 달라지는 바다의 색을 수집하고, 각 장소에 어울려 사는 동식물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으려 합니다.
새해의 첫 달을 여는 장소로 제주 동쪽 끝자락의 성산일출봉과 광치기해변을 찾았습니다. 제주에서 가장 해가 먼저 뜬다는 성산일출봉은 99개의 작은 봉우리가 마치 성처럼 둘러싸인 모습에서 ’성산‘이라는 이름이, 일출의 장관에서 ’일출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바다 한 가운데 둥근 왕관처럼 마그마가 솟아오른 지형으로,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을 이루며 2007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성산일출봉과 본섬을 이어주는 광치기해변은 해안선을 따라 흐르던 용암이 바다와 만나 빠르게 굳으며 형성된 넓고 얕은 화산지형입니다. 특히 썰물 때 드러나는 현무암과 녹색 이끼가 독특한 대비를 이루며 해안선의 색채를 한층 풍부하게 만듭니다. 마찬가지로 ‘빛이 가득 비친다’ 라는 아름다운 뜻을 가졌습니다.
새해의 여운이 남아 있는 1월의 어느날, 어두운 새벽에 광치기해변을 방문했습니다. 차가운 바람을 얼마나 견뎠을까요? 그저 깜깜했던 바다가 무한한 고요 속에서 깨어나는 순간을 만났습니다. 지평선 아래에 숨어있던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며, 바다의 표면에 햇빛이 내려앉기 시작했습니다. 물결 위에 연분홍과 주홍이 어우러지며, 따뜻하고 포근한 색으로 일렁입니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해가 완전히 바다를 벗어나면, 전경에는 극적인 변화가 생깁니다. 주변이 한순간에 환하게 밝아지고 바다의 표면이 햇빛을 반사하며 은빛으로 빛나기 시작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아침의 동쪽 바다. 저 멀리 성산 일출봉이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이렇듯 같은 장소에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다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일출의 첫 순간은 생동감 있는 힘찬 주홍빛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고요하고 차분한 남색으로 변하는 모습을 관찰했습니다.
성산일출봉에서 떠오르는 첫 해처럼, 모든 시작은 기대와 설렘으로 빛납니다. 광치기해변의 물결이 시간에 따라 모습을 바꾸듯 새해의 날들도 저마다의 색을 찾아가겠지요. 해가 뜨는 순간의 찬란한 빛처럼, 여러분의 한 해도 희망과 열정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