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s of Jeju island]1월의 제주 색, 눈 쌓인 한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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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제주 색, 눈 쌓인 한라산 
Hallasan in the snow





" Color hunting Story
뚜띠콜로리 팀의 제주 컬러 수집기 "



주의 1월은 눈과 바람으로 가득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하늘길과 바다길이 모두 닫히고 도로는 새하얀 눈밭으로 변했었죠. 
예상치 못하게 발길이 묶여 시시각각 마음을 졸이던 사람들의 걱정 어린 표정이 스쳐 지나갑니다. 
우중충한 날씨에 야외 활동이 쉽지 않고 어쩌면 우울하기까지 한 1월의 제주. 
따뜻한 집에서 귤을 까먹으며 쉬는 게 낙이랄까요.

한겨울에도 꽃과 열매가 피어나는 지상낙원 제주도에서,

 한라산에 70cm가 넘는 눈이 쌓이는 이 시기 만큼은 모든 게 조용한 잠에 빠져든 것 같아요. 
일 년 내내 초록색을 띄던 상록수와, 하늘 아래 같은 모습 없는 기암들도 모두 하얀 눈 이불을 덮고 휴식을 갖습니다. 
아 참, 이때의 한라산 봉우리는 소복하게 슈가파우더를 뿌린 팡도르를 닮았다나요.




폭설과 따뜻한 날들이 반복되던 어느 날, 
함박눈이 밤새 펑펑 내리고 저-멀리 한라산의 봉우리가 완벽한 팡도르의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1월의 색을 채취하기 완벽한 타이밍이었죠.



사무실에서 먼 발치로 한라산만 쳐다보던 디자이너와 기획자는 기어코 새벽 4시에 한라산으로 출발했습니다.
발 아래도 보이지 않는 짙은 어둠과, 발이 푹푹 빠질만큼 깊이 쌓인 눈을 밟고 올라가는 한라산. 
한바탕 우여곡절을 겪고서 만난 설산은 조용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입니다.


 

말갛게 파아란 하늘 아래서,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는 눈송이를 맞는 시간.
겨울왕국이 있다면 바로 여기일까요?



태양의 각도, 그림자, 위치에 따라 눈의 색도 조금씩 다르게 보입니다.
햇빛이 잘 드는 양지에는 따뜻한 크림 색의 눈이,
오름 아래 서늘한 음지엔 차가운 회색의 눈이 쌓였습니다. 



눈을 헤치며 부지런히 대피소로 이동하는 등산객들을 뒤로 하고,
주섬주섬 컬러칩을 꺼내 컬러차트를 만들었습니다.

수 십 개의 컬러칩 중에서도 꼭 맞는 색을 찾기가 어찌나 어려웠던지요.



자연에서 내가 만든 색을 찾아내는 희열,
제주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곳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올라가는 수 시간 동안, 눈 때문에 나무들의 가지도 무겁게 내려앉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꺾어질 듯 휘어진 나뭇가지들이 애처롭게 보이고, 혹여 성장에 방해가 되진 않을지 걱정도 되는데요.
알고보면 한라산에 내리는 눈은 나무들에게 겨울철 필요한 수분을 보충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특히 고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침엽수는 겨울철 적설량에 따라, 한 해의 성장이 좌우되는데요.
눈이 적게 와서 수분 공급이 부족한 해에는, 군락 전체의 성장이 둔화되기도 합니다. 
황량한 설경이 새삼 새롭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난대림부터 한대림까지, 폭 넓은 생태계를 품고 있는 한라산.
일 년 내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던 생명들이
눈 아래서 잠시 숨을 돌리며 쉬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올 봄을 기다리면서요.


사람도, 자연도 모두 휴식 하는 제주의 1월을 눈 덮힌 한라산을 통해 전해드렸습니다.
움츠러들기 쉬운 겨울철에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잘 채우길 바라며, 
곧 시작하는 2월엔 찬찬히 그렇지만 눈부시게 다가올 제주의 봄 풍경을 기다려봅니다.




<눈 덮인 한라산 Color Number>

●Halla Snowflake #E0E4E7
●Halla Snow Shadow #A4AEB9
●Halla Winter Sky #7C9AB3

✔️본 색채 데이터는 컬러랩제주의 저작물이며,
출처 표기 후 상업적 활용이 가능합니다.



Photo by. Hyemin Son, Jeongin LeeEditied by. Jeongi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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