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s of Jeju island]2월의 색, 동백나무 방풍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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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제주 색, 동백나무 방풍림 
Camellia Tree Facade




" Color hunting Story
뚜띠콜로리 팀의 컬러 수집기 "



울의 거센 바람과 추위를 이겨내고 아름답게
꽃을 피워내는 동백꽃은, 애절한 사랑이나 그리움
그리고 기다림의 상징으로 많이 등장하지요.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온 힘을 다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백. 

 이제는 유명 관광지마다 심어져 매력적인 포토존을 만들어줍니다.
분홍 겹겹의 애기동백, 우아한 백동백, 장미를 닮은 겹동백 등
500종류가 넘는 동백이 섬 곳곳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제주에 동백이 이토록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라산에서 자생하던 동백이 어떻게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들어오게 되었는지,
동백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았습니다.


장전리 마을길과 인접한 밭 풍경, 동백꽃이 보이시나요?


동백 탐사의 첫 시작은 평소와 같은 출근길이었습니다.
무심코 지나다니던 장전리 마을길에 다소 낯선 색깔이 보였어요.
다른 동백보다 일찍 피어난다는 화려한 분홍빛의 애기동백입니다.

1년 내내 그저 배경처럼 초록잎만 달려있어 
매일매일 그 앞을 지나다녀도 눈길이 잘 가지 않는 나무였는데
꽃이 피고 나서야 비로소 동백나무인줄 알아차렸다나요.



꽃이 귀한 겨울철, 11월 중순부터 강렬한 마젠타 색으로 피어나는 
애기동백은 일본에서 관상용으로 만들어진 외래 수종입니다.
자생 동백보다 성장이 빠르고 꽃이 크게 피어나기 때문에
요즘의 관광지와 민가에서 가장 즐겨 심곤 합니다.

그렇지만 제주민의 삶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수수하지만 은은한 토종동백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답니다.


   

토종동백은 외래종 동백처럼 꽃이 화려하게 가득 피어나지는 않지만,
지붕도 날아갈 만큼 거친 바람이 부는 제주에서
15m 까지 자라는 큰 키와 울창하게 우거지는 잎 덕분에
농작물을 지키는 방풍림으로 제격입니다. 

잘 자란 동백나무 한 그루 만으로도 든든한 숲처럼 느껴집니다.


민가 담벼락에서 울타리가 되어주는 동백나무


사실 동백나무는 200년 전 까지만 해도 한라산에서 자생하며
사람이 사는 마을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야생 식물이었습니다.


그러다 서귀포에서 거친 바람 때문에 농사를 망친 한 여인이
한라산을 몇 백 리 씩 오르내리며 야생 동백 씨앗 3말을 모아
5000평 규모의 거친 황무지에 심어 가꾸었고,

여러 번의 실패 끝에 무성한 동백 방풍림으로 자라났다고 해요.

그렇게 만들어진 동백나무숲은 현재까지 이어져
600그루 규모의 '위미 동백나무 군락'이 되었습니다.


울창하게 자라 바람을 막아주는 동백나무


바람을 막아주는 것 뿐만 아니라, 
동백나무가 주는 선물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빨간 꽃들이 지고 나면 맺히는 동백 씨앗인데요.



토종동백의 씨앗에서 나오는 동백오일은 
기름이 귀하던 시절 머리와 피부를 부드럽게 만드는 화장품으로,
또 식용유와 호롱불 등 생활에 요긴하게 쓰이던 재료입니다.

여름철 동백 씨앗이 떨어질 무렵, 동네의 아이들이 앞다투어 
담벼락 아래에서 씨앗을 줍는게 하나의 연례 행사였다고 합니다.



겨울에는 빨간 꽃으로 풍경에 생기를 더해주고,
씨앗은 기름을 짜 식용과 약용으로 쓰인 쓸모 많은 토종동백.

장전리의 어느 담벼락 아래서 
한창 피어난 토종동백의 색을 수집했어요.
따뜻한 기운이 도는 진한 녹색과, 대비되는 빨간 색의 반복.
그리고 벌과 동박새가 사랑하는 노란 꽃가루까지! 
동백이 가진 에너지가 느껴지는 컬러배합이 완성되었습니다.



 


꽃이 없어도 그 존재만으로 가치 있는 동백나무.
현재도 감귤밭과 민가를 든든히 지켜주는 
방풍림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제주를 여행하다 토종동백을 마주친다면 바람 막느라 수고 많다고
반갑게 인사 한 번 건네주세요!



<토종동백 방풍림 Color Number>

●Jeju Camellia Yellow #F0C64C
●Jeju Camellia Red #C7303C
●Jeju Camellia Green #353F17

✔️본 색채 데이터는 컬러랩제주의 저작물이며,
출처 표기 후 상업적 활용이 가능합니다.





Photo by. Myeong-eun Kim, Jeongin Lee
Editied by. Jeongi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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